바이칼 여행기 4- 알혼섬
바이칼의 진수 알혼섬으로
아침 6시 기상 세면 후, 7시 쌀밥과 국으로 조식을 한 후 콜택시(250루불)를 불러 어제 시외버스터미널로.
눈치껏 알혼섬 가는 버스타는 곳을 찾아 러시아인들-특히 젊은 아가씨들만 골라서 물어 물어..매표소로 가니 마침 젊은 러시아인이 자기 애인과 애인 남동생과 함께 알혼 섬으로 텐트 치러 간다고-짧은 영어로-하길레 우리 표도 좀 사달라고 해서..표를 사고..그런데 짐값도 따로 내야 한다네..
우여 곡절 끝에 8시에 출발 하는 알혼 섬 미니버스 40인승에 승차 이르쿠츠크를 출발했다..
자작나무와 소스나-소나무=사철나무, 침엽수 숲을 한두시간 여를 달려가니 스텝지역이 나타난다..야생화 밭이며 이름 모를 잡풀들로 끝 간데 없는 초원..
마침 옆자리에 이르쿠츠크에 사는 크세니아라는 21살자리 아가씨와 동석..짧은 영어-둘다—지도 건축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라네..우쨋던 나도 ARCHITECT 전공했다고..한 두시간 떠들었다..
알혼섬에 지 애인이 있어 간다고 한다.. ..버스는 중앙선이 없는 2차선 도로를 잘도 달려 쉴 생각을 안한다..화장실도 가야 되는데..
거의 출발 한지 3시간이 지나서야 들판 한가운데 집 하나 덩거러니 ..화장실은 얼기 설기한곳에 세운다…옆칸에서 볼일 보는 뇨자들의 소리와 내가 볼일 보는 소리가 서로 앙상불을 이루는 푸세식이다..
40인승 버스는 끝 간데 없는 스텝지대의 초원을 달린다..
이르쿠츠크에서 출발 한지 4시간여..이제는 비포장 도로다..흙먼지 펄펄 날리며 4~50km속도로 달린다..비포장 도로 옆 길로 초원에는 바퀴자국만 오롯이 있는 사잇길도 있다..
흙길이 싫은 승용차들은 그냥 초원에 난 길로 다니나 보다..
5시간여를 달려 선착장 도착..
섬과 육지를 잇는 ferry는 버스와 봉고승합차 6대 정도를 싣고는 15분 남짓한 알혼섬 선착장까지
바이칼의 깊고 푸른 물살을 가르며 달린다..사람들은 버스에서 내려 삼삼오오 배의 갑판에서 바이칼의 이모저모를 살핀다…
드디어 알혼섬 선착장 도착..이곳 또한 나무집 몇 채와 간이 식당용 게르 천막..그리고 섬에 들어가기 위한 입장료를 징수한다..
20여분 줄지어 서서 입장권(75루불)을 발급 받고 난 후
다시 승객을 태운 버스는 거친 흙 길을 내 달린다..황량한 벌판 드문드문 군락을 이루고 있는 소스나 숲들..초원의 그 경치는 섬 안이나 바깥이나 별 차이가 없다..
선착장에서 1시간여 비포장 도로를 몇 구비 돌아 얕으막한 구릉을 거쳐 후지르마을에 도착..
500여호로 생각되는 후지르 마을의 첫인상은
어릴적 자주 보던 존웨인이 나오던 서부영화의 휑그런 마을의 그 모습과 무척 닮았다..
넓은 신작로 -50여m는 될 것 같은..차도 사람도 간간이 지나는 길 인데..골목 골목넓이가 30m는 넘는다.. 대국 이라서 인가..넓은 골목을 주인 없는 견공들 몇 마리가 한가롭게 거닐며..드러 누워 귀찮은 듯 나그네를 쳐다 본다..
자..이제 니키타 GUEST HOUSE를 찾아야지..
호객 나온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니키타 하우스를 물으니..손짓을 한다..그리곤..무어라 러시아 말로 ..도저히 알아 먹을 수 없다..이때는 눈치로…배낭을 맨.. 니키타로 간다는 젊은 친구들이 가는 곳을 따라 가기로 했다....
드디어 니키타 GH 도착..
그래도 여기는 짧은 영어가 된다..1박 예약 했으나..2박으로 연장 하고..또 나갈 버스 예약 하고..
콘스탄틴이란 친구가 방을 안내 한다..
1층 2인실 하나, 2층 2인실 하나..2층 이 넓어 다 함께 자기로 했다..이층으로 침대를 옮기고 나니..
물동이 하나에 바가지 하나..그리고 세면대 사용법을 가르친다..
물통을 거꾸로 걸어 놓고 조금씩 흐르게 한 후 손에 받아서 세수도 하고 양치도 하라고 한다…
그 많은 바이칼 물은 다 어찌하고..씻는 물 및 생활 용수를 최소화 한다..물 한 바가지로 하루를 사는 거다..
일단 짐을 풀고…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얼기 설기 지은 집들.. 흙 마당 위의 나무집들..영하 40도를 넘나드는 이곳에 이런 집들로 어떻게 겨울을 나는지..7월인 요즈음도 새벽에는 쌀쌀 하여 전기 히타를 켜야 되는데..의문이 꼬리를 문다..
저녁시간..조금 늦게 식당으로 갔더니만. 오늘 준비한 식자재가 바닥인 모양이다..
식당 주인과 말도 안 되는 언어 소통..따라 오란다..옆 식당..제법 음식이 푸짐한 곳으로 안내 한다..이 식당은 GH 손님 중 차별화된 손님(VIP)용 식당이다..
덕분에 오물 회..등 푸짐한 저녁 만찬을 즐겼다..
저녁 식사 후..GH 내에 있는 간이 사우나(반야: 신청 하면 20분 동안 사용 할 수 있다)에서.. 무쇠 화로 위에 돌,, 그리고 물통에 물 한 바가지로 .샤워를 하고
20:00~22:00..까지 부르한 바위 해변에서 출발 하는 보트 투어(500루불)를 신청 바이칼 호수를 둘러 본다..
맑다 못해 시리도록 깊고 푸른 바이칼 호수에, 저녁 석양 빛을 맞으며 유유 자적하게 알혼섬과 호수를 본다…
부르한 바위의 호수 안쪽 바위에는 붉은색 이끼가 세월의 유구함을 알려 준다..으스러져 가는 저 바위에 어떤 이끌림이 있어 이렇게 바이칼 호수에 배 띄워 쳐다 보고 있을까?..
배는 호안을 따라 악어섬.. 등 2시간여를 주유 한다..러시아 처녀가 준비한 따뜻한 홍차 한잔 비스켓 한조각 음미하며 다시 뱃터로 돌아 갈 즈음..
조타실 및 식당에서 식빵을 꺼내 와서 잘게 잘라 호수를 나는 갈매기 들에게 던진다..순간 수백마리의 갈매기들이 바이칼의 석양을 등지고 군무를 추는 환상이 연출 된다…
바이칼의 갈매기도..야성을 잃고..인천 앞바다 월미도의 갈매기처럼 인간에 의해 길들여 지고 있었다..
차가운 호수 바람에 옷을 여미며 선실내에서 숙소로 오는 길..
밤 11시가 넘어 서쪽 하늘을 물들이며 해는 완전히 넘어 어둠이 이제서야 찾아 오고 있다..
아침.. 알혼 섬의 상큼하고 단 맛나는 공기를 맡으며..하늘 빛은 끝 간데 없이, 깊고 푸른 바이칼 호수 같다..
자 오늘은 알혼 섬 탐방(500루불)을 하기로 했다..
10시 출발 아침 식사 후..간단한 복장으로 가스란 애칭을 가진 러시아산 봉고를 탔다…길 인듯 아닌 듯 초록의 풀 밭 사이를 지나 어제 호수에서 배타고 보던 육지의 호안을 살펴 본다.
차가 서면 내려 바위며 꽃이며..호수를 보고..멍하니 앉아있다가..또 걷다가.. 그리고 하늘 쳐다보고..한 10여분..차가 시동을 걸면 또 타고..소스나 숲 속을 40km 이상 속도로 질주 하다가..바퀴가 헛돌면. .4륜구동으로 바꾸고..오프로드 투어이다..가끔 이산 구석..저 산길 에서 배낭 메고 한 두명씩 걷는 러스키도 보인다..
알혼 섬의 중심에 위치한 후지르 마을에서 출발한 우리는 13:00경 알혼섬의 북쪽 끝단..머언 바이칼 호수가 보이는 곳에 섰다…
바다 같은.. 육지가 보이지 않은 바이칼의 물빛은 하늘과 맞 다아 있다..
둘러 보고 사진을 찍는 동안..숲 속에서 운전기사는 오늘 아침 갖 잡아 올린 오물을 조리하여 가져온 장작에 불을 피워, 감자와 야채를 넣어 끓인 반합에 즉석 오물탕을 해 낸다..
검은 러시안 식빵 몇 조각..오물탕,그리고 야채와 함께 버무린 토마도 몇 조각으로 휼륭한 점심상이 차려졌다..
싱싱한 오물이라..비린냄새 없이 주린 배를 채우고는 ..풀밭에 앉아..하늘인 듯 호수인 듯 먼 곳을 멍하니 쳐다 본다..
이제 알혼섬의 동부를 둘러 보며..자그마한 돌탑들과 ..형형색색으로 감아 놓은 동구 밖 서낭당의 신목 같은 의미의 나목에다 동전 한 잎 올리고 니키타 하우스로 돌아 온다..
오후 5시가 넘었지만 아직 해는 중천이다..
내일은 이 곳을 떠난다는 아쉬움에 바이칼 호수에 몸을 담가 보기로 하고 수영복을 챙겨 모래사장으로 나아가 본다..
바이칼 호수에 발을 담그자..마치 바늘로 발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온다..
한여름 깊은 설악의 계곡에 담그던 그 시원하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느낌과는 다르다..
차갑고 시리다 못해..아프다..
얼른 모래사장으로 나와 다시 한번 더 시도 해 보지만..도저히..안 된다..
이 물에 옷 벗고 수영이라도 하다가는 심장 마비 올 것 같아 포기 발만 담 군 것으로…..
뒤돌아서 나오는데..러시아 아줌마는 용감하게 입수한다..몸매가 대단하다..가로와 세로가 똑 같다..
….
이제 만찬을 즐길 시간.. 접수대에 가서..식당을 업그레이드 시켜-단돈 30루불(1200원)- 푸짐한 만찬을 즐긴다..테라스에 오물 무침을 그득 담아..마켓에서 사온 보드카로 2시간 정도 알혼섬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즐기며..곧잘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라고 하는 니키타씨와 사진도 한장….
만찬 후..반야(사우나)로 가서 샤워 후..짐 정리를 하고..잠에 빠져 들었다..아쉬운 것은 바이칼의 별빛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다는 것…12시 가까이 해넘이에 4시경부터 동이 터니..별빛을 보려면..밤을 새우던지..아님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 나야 한다..
아침 5시경 기상..일출을 보러 부르한 바위가 보이는 언덕으로 올라가니..어디나 있는 공지머리 도인이 20여명의 러시아 남.여자들이 아침에 태양의 기를 받는다.. 일출 사진을 찍다가 슬금 슬금 꽁지에 붙어..체조 겸 스트레칭을 해 본다..
역시 일찍 일어나 돌아 다녀야..뭔가 남는다..ㅋㅋ
어느덧 태양은 알혼섬의 후지르 마을을 포근히게 비치고..
숙소로 돌아와..짐을 꾸렸다..짐을 싸고 고양이 세수를 마치고 식당으로..
간단한 조식 후..GH 이곳 저곳을 쏘다녀 본다..
8:30..우리를 이르크로 싣고 갈 이스타나(쌍용 중고차:530루불)가 도착 한다..
짐을 차 지붕 캐리어에 싣고..알혼섬..바이칼을 떠나 새로운 경험을 위해..이르쿠츠크로 향한다…
약 7시간 끝없는 야생화의 천국 초원, 그리고 자작나무와 소스나 숲을 지나..다시 출발점에 내렸다..
이르크 버스터미널에 가까이 있다는 서울 식당-고려인이 운영한다고 해서 물어 물어 찾아 갔다.
3층에 위치한 넓은 식당..한쪽에는 가라오케가 있어, 혹시 하고 노래책을 살펴 보니..러시아어로 된 러시아 노래 밖에 없다..
책자가 아닌..일일이 손으로 쓴 노래 가사가 눈에 들어 온다..
김치찌개와 타쉬겐트 냉면-(냉면+잔치국수)..그리고 소고기볶음..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점심을 마무리 하고..러시아 오리지널 반야(800루불/1시간)에 가서 알혼 섬에서의 피로를 씻고.. 다가올 TSR과의 만남에 대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