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IMANJARO : 여행기 3
7/10(화)
7시 40분 키보 산장을 향해 출발 한다, 길
우리일행은 일본 팀들과 앞서거니,뒷서거니 하며 묵묵히 황무지 길을 걷는다.
작열하는 태양 고도는 4,000M를 넘고, 호흡은 점차 힘들어지고
풀 한포기 나지 않는 길을 터벅 터벅 걷는다.
한편으로 많은 이들이 등정을 마치고 하산한다.
하산 하시는 분들 중 춘천에서 오셨다는 두분, 65세의 나이로 등정에 도전 했어나
우후루 피크 200M 전 길만스 POINTS에서 고소로 인해 하산 하셨다고 한다.
담담하게 말씀하시고 잘 갔다 오라는 인사와 함께 총총히 하산…
끝없는 평원의 척박한 길을 쉼 없이 걷는다..
KIBO 산장 1시간여 전쯤 점심 식사..
바람이 제법 차가워 진 듯 하다
그늘 한 곳 없는 바위 사이로 바람을 막을 만한 곳에 둘러 앉아 도시락을 먹는다.
닭 다리도 하나씩 있다.
입안이 깔깔 하여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날짐승들을 향해 던지니 까마귀들이 날아와 맛있게 식사를 한다.
이곳의 새들은 이렇게 등산객들이 던져 주는 먹이에 길들여 져 야생성을 잃어 버린 듯 하다.
사람도 무서워 하질 낳고 주변을 깡총거리며 뛰어 다닌다.
땅콩을 던지니 바위 밑에서 쥐처럼 생긴 짐승이 나와 먹는다.
자세히 보니 백두산에서 봤던 고산 토끼와 닮았다..
아..이곳 킬리만자로 4,500M 고산
표범은 볼 수 없지만, 바위틈에도 토끼가 산다…
점심을 대충 마치고 길을 재촉하여 kibo HUT(4,700M)에 도착 하니 오후 2시 반
호흡이 많이 거칠다, 도착신고를 하고 방을 배정 짐을 풀어 놓고
2;50 경 TEA 미팅,,오후에 짐 정리를 하고
이른 저녁을 먹고 23시 기상 30분 출발 계획을 세운다
아직 고소증세는 없다.
저녁을 먹고 자려고 누웠는데 두통이 오락 가락 한다..
일행 중 잠을 못 이루 분 들이 , 나보고 그래도 잠은 잘 자더라고 한다.
일행 중에 고소가 와서 고생 하는 분들이 나오기 시작…
걱정스러워 정상 등정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잠을 설친다
23:00 기상 소리에 비몽 사몽간 헤메던 꿈속에서 깨어난다.
대충 물휴지로 얼굴을 딱고 식당으로 간다.. 서울에서 준비해간 누룽지를 한그릇 배식 받아 물만 마신다.
대충 먹고는 숙소로 돌아와 방한모, 방한 장갑, 방한복 그리고 스패츠까지 챙겨 입는다.
23:30 숙소 바깥 마당에 모여 인원 체크를 하고, 콜맨의 지휘 하에 출발..
킬리만자로를 대표하는 단어는 POLE POLE(뽈레 뽈레)이다.
우리말로는 천천히, 천천히
고산에서는 서두르면 안 된다. 가능한 천천히 충분한 호흡을 하고 욺직여야 한다.
컴컴한 칠흑 같은 밤을 앞사람 발꿈치만 보고 걷는다..
화산재로 이루어진 등정 길은, 잘못 밟으면 자꾸 미끄러 진다.
갈지자로 가이드가 이끄는 데로 일렬로 서서 진행 한다.
메인가이드가 앞서고 보조가이드 3명이 뒤따른다.
한시간 여를 올랐을까 잠시 숨을 돌리는데, 손,발끝을 파고 드는 추위에 서있는 것도 괴롭다.
지난 밤, 잠을 설치며 고소로 등정 포기를 몇 번이나 하는 꿈을 꾸었는데 다행이 고소증상은 없다.
일행 중 2명이 고소증상을 호소 하며, 보조 가이드 들에게 도움을 요청 한다.
아침 7시경 일출 때까지 이 추위를 견디며 한걸음 한걸음 정상을 향해 걸어야 한다.
어둠 속 앞사람의 뒤만 쳐다 보고 오르는 등산 길..추위에 손 발이 동상에 걸릴 것 같다.
천천히 천천히를 되내이며, 열 걸음에 한번 쉬고, 이렇게 밤을 걷어내며 GILMANS POINTS를 향했다.
드디어 동쪽 하늘이 밝아 진다.
길만스 포인트 바로 아래 바위틈에서 일출을 본다.
구름위에서 퍼지는 붉은 기운.
온몸에 따뜻한 태양 빛을 받는다..
장엄한 일출..
태양빛이 온통 킬리만자로 정상에 퍼진다.
잠시 숨을 돌리고 길만스 포인트에 올라, 기념 사진을 촬영..
이곳까지 등정한 사람들에게도 등정 확인증을 준다고 한다.
일행 중 고소증상이 심한 이는 곧바로 하산..
여기서 우후루 피크까지는 약 200M 더 올라야 한다.
급경사 길이 아니라 완경사로 1시간 30분쯤 걸린다고 한다.
산정상의 평평한 소로길을 걷다 보니 걸음이 빨라진다. 순간 가슴이 턱 막힌다.
아차..천천히 걸어야 하는데.. 세번을 들이키고 한번을 내 뺃으며 한 시간여 만에
스텐리 포인트를 거쳐 UHURU PEAK(5,895M) 아프리카 대륙의 최 정상에 다 달랐다.
우측으로 수십미터 두께의 만년빙하가 열병하듯이 펼쳐져 있고
오른쪽으로는 수백미터 낭떠러지 건너편 봉우리에는 하얀 눈으로 덮혀 있고
생각보다 바람은 없었다.
정상에서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듣고자 핸드폰을 켜니
시그널이 많이 잡힌다.
4,000M를 넘어서는 핸드폰이 불통이었는데, 이 곳 정상에서는 통화가 된다.
정상에 앉아 집 식구에게 정상 등정완료 멧시지를 보내니 곧바로 답신이 온다..
정상사진을 보내고 싶지만 데이터 차단을 해 놓아 이 정도로 만족 해야 했다.
십여분 정상에 머물고는, 다시 온 길을 되돌아 하산 한다.
일행 중 5명 정도는 고소로 인한 고통을 느끼고 있고
5명 정도는 그런데로 견딜 만 한 것 같다.
정상에서 다시 스텐리 포인트, 길만스 포인트를 거쳐 하산 길에 나선다.
올라오던 길을 되돌아 가기엔 오를 때 상황과 많이 다르다.
현무암이 잔자갈이 되고 또한 모래처럼 으스러져서 발을 내딛으면 자꾸 미끄러 진다.
심한 곳은 슬라이딩 하듯이 미끄러져 내려 가야 한다.
아침 햇살을 받아 상승기류에 흙먼지가 앞을 가려. 멀찍하게 떨어져, 스키 타듯이 미끌어 지며 내려 간다. 스패츠가 없으면 신발 속이 잔자갈로 가득 차 내려가는데 많이 힘들 듯 하다.
킬리만자로 등산의 필수품이 바로 스패츠 이다.
밤 0시에 시작된 킬리만자로 등산은 아침 12시 숙소에 도착 하며 끝이 났다.
꼬박 12시간을 등산과 하산…
지치고 고소에 오락 가락 하는 몸을 잠시 쉬고,
간단한 누룽지 죽으로 점심을 하고 한시경 하산 길에 나섰다.
심한 고소에 힘들어 하는 사람은 조금 휴식을 취한 후 내려 오기로 하고
바로 호롬보 산장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약 3시간여를 걸어 호롬보 산장에 도착, 하산 CHECK를 하고 숙소를 배정 받아 짐을 풀었다.
동절기 등산 옷들은 벗어 짐 정리를 하고, 6시경 저녁식사 후 바로 침낭에 들었다…
밤 12시경 잠깐 깨고는 아침 6시까지 깊은 잠에 빠졌다.
이번 산행 중 가장 달콤한 밤이 었다.
나뿐 아니라 일행 모두 아침기상 때까지 단잠을 잔 날 이었다.
7/12(목)
오늘은 서둘러야 한다. 호롬보산장에서 만다라산장를 거쳐 마랑구 게이트까지 점심 전에 도착,
그리고 다시 아루샤를 거쳐 탄자니아 국경을 지나 케냐 나이로비까지 가야 하는 날이다.
07:30분경 호롬보산장를 출발 모두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 길에 나선다
다행히 전원 등정증을 받을 수 있어 마음이 한결 편하다.
10:30경 만다라 산장 도착 물 한 모금 목을 축이고 우림지대를 거쳐
MARANGU GATE에 도착 하니 12:50 당초 게획 보다 1시간쯤 일정이 늦어 지고 있다.
도시락으로 간단히 점심 후 가이드 및 포터 팁을 계산(토탈 100$)한 후
버스를 타고 귀향 길에 오른다.
MOSHI를 거쳐 16:30경 ASURA의 IMPALLA HOTEL에 도착, 국경통과행 버스로 갈아타고 NAMANGA 국경을 19:00경 통과 22:00경 나이로비 SAFARI HOTEL 도착
버스에서 하차하면서 로비 입구에서 25년만에 반가운 대학 동아리 친구를 만났다.
대학 졸업 후 아프리카 대우 지사에 나갔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이곳에서 정착해서 사업을 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무척 반가웠다. 같이 살아 온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없이,
일행과 함께 늦은 시간, 호텔에서 바비큐와 맥주로 저녁식사 후 오랜만에 샤워, 면도
7/13(금)
아침 조식 후 공항으로 귀국 비행기 탑승
현지시각 10:30 귀국비행기 출발
서너시간 비행.. 비행기는 히말라야 산군을 넘다
만년설을 이고 있는 세계의 지붕을 보는 경이로음
여행의 대미를 귀국길 비행기에서 석양에 물든 히말라야 산군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다..
1/14(토) 04:50
13시간의 비행 끝에 무사히 인천 공항에 도착
입국신고를 한 후 짐을 찾아 간단히 해단 인사를 하고 귀가.
서울은 아직 장마 중이었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초원
마사이족…
우리가 생활속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단어들이다.
이번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여행을 통해 본 그네들의 삶은
막연히 생각 했던, 빈민, 가난, 무질서, 동물적인 삶…. 이런 수식어 들이 아니라
깨끗하고, 열심히 삶을 추구하고, 여유롭고, 깨끗한 환경이 있으며
그들 또한 자본주의에 세뇌 당해, 돈을 추구 하고, 우리같은 여행객을 상대로 적당한 바가지를 씌우고, 나눔에 당연하게 생각하는 …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통의 삶에서 조금은 비켜서가는 듯한 느낌.
그들의 삶 면면을 볼 수는 없는 산행 일정이었지만
같이 며칠을 부대끼며 생활을 같이한 그들은 우리의 사고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