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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여행기

신들이 사는 곳으로의 여행 2 - 샹그리라에서 따오청까지

 

들이 사는 곳으로

 

                 샹그리라 에서  따오청으로

-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턴이 그의 소설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 1933)” 에서

설산 속에 숨겨진 낙원으로 묘사

1997년 중국정부는 공식적으로 다칭 장족 자치구인 중티엔을 샹그리라라고 발표

 

 

 

깊은 밤몇시 인지도 모르지만..온몸이 식은땀이 나며, 오한과 몸살이 잠 못 이룬다..

고소증상인가..몸이 너무 괴로워.. 옆 침대에 곤히 잠던 일행에게 누가 될까..이를 악물고 견디어 본다..

그렇게 참고, 몸을 뒤척이다..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준비해간 비상약..비아그라 반알, 그리고 다이나 목스를 먹어 본다..

조금 나아지는 듯 하다가 몸이 더 떨린다.

다행히 전기 담요가 있어 한기는 덜 하지만 온몸이 물먹은 솜처럼 늘어진다..

.. 고소증세이면 내일 아침 난..리장으로 내려 가야 한다..

일행은 야딩을 향해 떠나고 5일 간 난 혼자서 뭘 하지 하는 생각에 이젠 머리까지 치근거린다..

온갖 상념에, 걱정에 몸까지 끙끙 되며 날이 밝기만 기다렸다..

 

새벽 6시경..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일행을 깨워, J씨를 불러 달라고 청했다..

잠시 후 J씨가 와서 내 증세를 보더니 체한 것 같다고 손가락 끝을 따자고 했다.

순간..서울에서 출발 할 때 부터 속이 좋지 않아 기내식도 못 먹고..

여행 동안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한 일이 생각 났다..

괜한 음식 욕심에 집에서 급히 먹고 출발한 비빔국수..그게 사건을 일으킬 줄이야..

 

다행이 열 손가락을 따고 나니 몸살끼도 오한도 없어지고 편안해져 여행을 계속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아침은 거르고 물 한 모금으로 대신,, 체력이 문제가 되는데

그럭저럭 짐을 꾸려 호텔 로비로 내려 오니 모두들 건강히 웃고 있었다.

 

이른 아침 따오청행 샹그리라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10시간여의 동티벳 여행길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눈부신 샹그리라의 아침 햇살을 뒤로 하고 황량하기 그지 없는 초원 지대로 나선다.

대부분 박석으로 쌓아올린 티벳탄들의 집들은 거칠고 메마른 대지 위에 철옹성 처럼 우뚝서서 오가는 길손들을 쳐다 본다

1층은 창고 혹은 가축 우리, 2층은 가족들의 보금 자리, 3층은 손님들을 위한 공간 구성으로

돌로 벽을 쌓아 올려 장선으로 서까레 같은 통나무를 걸치고

위에 판재로 마루장을 구성 하는 방식으로 지어진 아주 튼튼한 티벳탄들의 집..

 

자연과 같이 생활하며,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며, 종교적 열망으로 살아가는 그네들의 삶..

3천에서 4천미터를 넘나들며 살아가는 티벳탄들의 삶은

신으로부터 가장 가까이 살고져 하며,

이 세상의 모든 업보를 마치고

어서 신이 되고 져 사는 삶

………

샹그리라에서 따오청으로 가는 4,500m고개길, 5,000m 고갯마루를 거치며

길에서 스친 많은 티벳탄들의 집들과

산과 들에 점점히 박혀 있는 야크를 몰며 자연속의 일부분으로 살아가는 그들을 보며

지구속의 또 다른 별세계에 들어선 느낌 이었다.

 

야딩으로 가는 길은 포장도로, 비포장 흙길을 번갈이 가며

눈에 보이는 세상과, 마음에 보이는 세상이 교차 하듯 나타나곤, 또 사라 지곤 한다.

야딩으로 가는길..이길은 또 하나의 풍경구 이다

 

아침 일찍 출발한 따오청행 시외버스는 어스름땅거미가 내릴 즈음  상청을 거쳐 상퇴를 지나 따오청(3,800m)에 도착 한다.

종일 4~5,000m 산군을 넘어 오는 동안 초콜릿 몇 개 그리고 생수 2..그런데도 배속에서 허기를 느끼지 못한다.

 

잘 정돈된 따오청의 입구에는 우람하고 하얀 스투파가 석양에 빛난다

 

꾸며진 도시..

큰 신작로를 중심으로 좌우로 도시의 형태를 갖추고 온갖 상호를 내건 건물들이 나란히 한다

유스호스텔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거리를 헤멘다.

아직 춘절의 끝자락, 관광 비수기라서 문을 연 음식점이 별로 없다.

겨우 3평 남짓한 식당을 찾아 만두와 쌀 죽으로 일행들은 허기를 면한다.

나 또한 조심스레 죽 한그릇으로 저녁을 마친다.

 

별 할일은 없고..시내라고 해야 5분정도 100여미터를 오가면 끝이고.. 주인이 방목하는 개들과 흑돼지 가족들을 보며, 하늘의  총총한 별과 함께 숙소 행.

숙소에 와서 다시 한번 더 손가락을 따고, 관이 얼어 물이 나오지 않은 관계로 커피 포트에 물을 끓여 물수건으로 대충 얼굴 눈 주위, 그리고 발바닥만 씻고 침낭 속으로 들어 간다.

다행히 전기 요가 있어 침대가 아늑 하였으나..12시를 넘기자 전기 마져도 나가 버린다.

침낭 속이라 그런대로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