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 여행기

신들이 사는 곳으로의 여행 3 - 따오청~야딩촌~ 따오청

 

들이 사는 곳으로

 

야딩..신들의 보금자리

 

따오청에서의 아침.

해가 8시를 넘겨야 떠오른다

중국이라는 큰 땅덩어리에 단일 북경 표준시를 채택한 고로

내륙지역은 태양의 일출, 남중 시각이 표준시와는 차이가 많다.

 

아침세면 또한 어제와 동일한 방법으로 고양이 눈꼽떼기로 해치우고

 

 

아침 일찍(?) 문을 연 조그마한 음식점..장정 12명이 둘어 앉아 죽과 만두 그리고 간단한 요리로 끼니를 해결하고 야딩촌에 가서 먹을 과일 이랑, 돼지고기, 기타 부식을 사들고 숙소에 모였다.

짐을 챙겨 들고 건강상태를 확인..나만 빼고 모두 이상 무..햋빛 좋은 마당 한켠에 옹기 종기 모여,야딩 풍경구 지도를 펴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우리를 싣고 갈 스타렉스와 빵차를 기다린다.

 

약속한 시간보다 30여분 늦게 따오청을 출발

오늘은 서너시간 거리 야딩촌(3,800m)으로 가서 휴식을 취한 후 내일 야딩 풍경구로 산행을 떠나는 일정이다.

 

따오청에서 출발한 버스는 4500m 파와산을 넘어 사천의 샹그리라 르와란 마을에 도착

 

쌀국수로 늦은 점심을 한 후

야딩 풍경구 매표소를 거쳐 구비구비 사천여미터 고개를 넘어 야딩촌 도착..

며칠간 차를 타면 4,5천 고개를 넘나들다 보니 이젠 4천대 고개는 신비롭지도 않다.

 

한국에서의 수목한계선은 1,500~1,800m라고 알고 있었는데..이곳 동티벳의 침엽수림은 4,000m를 넘긴 곳도 아름드리 나무들로 꽉 들어 차 있다..

자연의 경이..

우리가 아는 것은 자연의 일부만이라는걸 새삼 느껴 본다.

 

지금 내가 와 있는 이 곳 야딩..

J씨의 말에 의하면

우리가 가려는 야딩 센나이르신산 내선코라는 16억 중국인도 몇천명도 가지 않은 곳..그리고 한국인으로는 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사람들만 다녀 온 곳이라 한다.

 

도착해서 티벳 장족이 운영하는 GH. 3층에 여장을 풀고

가져 온 김치를 썰어 돼지고기를 넣고 내일을 위해 김치찌개를 끓인다.

저녁시간까지 여유로운 시간..일행은 야딩촌  산책을 나가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휴식을 취했다..

 

해넘어 갈 즈음.. 숙소 창 너머 저녁 햇살에 수줍은 듯, 구름을 벗어 던지며 선내일 신산과 앙마이용이 모습을 잠깐 들어낸다

티벳탄 장족의 집에서 저녁..구수한 김치 찌게에 모두 군침이 돈다..

모두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맛있는 저녁 식사..이제 내일을 준비하러 일찍 잠자리에 든다..

다행이 전기요가 있어 따뜻한 잠자리에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을 기약 한다.

 

드디어 야딩으로 가는 날,

아침 일찍부터 침낭에, 부식에, 4,500m 고산 비박 준비로 각자 배낭을 꾸리고 거실로 집결.

…. 산행 기획자이자 이번 산행 대장인 이용호님이 고소로 인한 소화기능 저하..

며칠 전 나처럼 체해서 밤새 잠을 자지 못해 퀭하니 비상이 걸렸다.

부랴 부랴 J씨가 따고 , 더운물로 속을 달래고….

나에게도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Sub 3를 여러번, 100km 울트라를 거친 이대장, 그리고 나, 이번 여행길 최 연장자 뫼오름님,

고소 증상으로 조금씩 피로를 느끼는 물리 선생님 이렇게 네명은 야딩 초입으로 트럭을 타고 이동

나머지는 걸어서 산길에 도착.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 되었다. 야딩 입구에서 충고사까지의 한적한 등행로

고즈넉한 분위기에, 가금 흩날리는 눈은 이제 천국의 입구에 와 있음을 느끼듯..

가슴이 두근거린다..물론 고소 증상도 있겠지만..

 

50분여를 걸어 충고사 입구에 도착 ..

 

여기서 낙용 목장까지는 전기차..대공원 코끼리 열차 같은 종류..를 타고 20여분 올라간다

산속으로 들어 오니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여간 차갑지 안ㅎ다

콘크리트로 잘 포장된 포도를 따라 전기차를 타고 도착한 곳..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그곳..낙용 목장(4,200m)…

 

내려서 돌탑에 거센 비바람을 이기고 서있는 롱다와 바람에 흩날리는 타르초

 

넓은 초지초지를 보호 하기 위해 판자로 보도를 만들어 놨다.

우리 일행을 제외 하고는 아무도 없는 넓은 초지..

일정이 촉박한 관계로 배낭을 메고는 성큼 성큼 우유해를 향해 발을 내어 딛는다..

거센 바람에 마음속에 산의 정기를 머금으며 앞으로 앞으로..

 

보도를 지나 초지를 지나 30분여..

목부를 위한 숙소에 다다르니 인기척도 없다.

관광 비수기..이런 날씨에 중국인들은 오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들만의 세상이다.

 

 

잠깐 숨을 돌리고 걷는다

어느덧 돌로 지어진 다 쓰러져 가는 목동들의 움막

헉헉 되며 도착하니

J씨는 벌써 현지 가이드들과 함께 나뭇가지들을 주어 움막에서 불을 피워 물을 끓인다.

이곳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본격적인 등산에 나선다.

이대장은 전혀 먹지를 못한다.

나 또한 조심스러워 라면을 한 젓가락 정도에 국물 조금만 먹는다.

 

며칠동안 제대로 먹은게 없어 내심 걱정이다

이 곳까지는 페이스를 유지하며 일행 중 중간 정도에서 쉽게 따라 왔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다시 배낭을 추스려 본격적인 등산에 나선다.

초지를 가로질러 이제 산자락에 다가선다.

산자락을 10여분 올라 모두 아이젠을 착용하라고 한다..

얼음이 등행로를 완전히 뒤덮고 있다..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자꾸 뒤로 쳐진다.

한걸음 한걸음 고도를 높일수록 체력이 많이 부친다

앞서 가는 일행들이 시야에 들어 왔다 사라지길 반복 한다.

..많이 힘들다.

다행이 고소문제는 아니고 먹은게 없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이를 악물고 따라간다.

일행 중 물리선생도 고소로 인해 호흡이 많이 힘든가 보다.

그 또한 나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겨우 일행들을 따른다.

 

고개를 들고 걷기 힘든 강풍에 이제 눈보라까지 친다..

볼 수 있는 경치라고는 없다

오리 무중..

부슬 푸슬 한 바위산을 굽이굽이 돌아 앞으로 앞으로

주머니 속의 간식, 초코렛등 준비했지만 먹기가 여간 어렵다.

보다 못한 J시가 사탕 한나를 건넨다..

그래도 쉴 때 마다 하나씩 챙겨 입 속에 밀어 넣어 준다..

 

선두 그룹과는 10여분 이상 쳐진다.

온 힘을 다하여 눈보라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간다..

어느덧 4,500m 우유해가 눈앞에 보인다

선두는 후미를 기다리다 추워 몸이 얼어 붙고..

 

더 이상 산행의 의미는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이제부터 오색해를 거쳐 야딩 내선코라의 가장 힘든 곳만 남았다.

헉헉 데는 날 보고..산행 총책임자인 J씨가 하산을 명한다..

도저히 체력이 문제가 되어 같이 등산을 하는 것은

다른 일행에게 누가 되리라는 것을 나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두말 없이 하산명령을 수용

그래도 우유해까지 왔는데 인증 사진 한 장 하고

현지 가이드와 함께 미련 없이 하산 길에 올랐다..

 

하산 길도 지친 몸을 끌고 내려 오기가 쉽지는 않다.

하산도중 가이드가 내 배낭을 대신 져 준다..한결 몸이 가벼웁다.

황태자님은 맞바꾸어 맨 가이드의 배낭마저 힘들어 한다.

나와 거브기님, 황태자님 이렇게 세 명의 하산조와 티벳탄 가이드..한시간여를 걸어

다시 낙융 목장 전기차 승차장소에 ..

 

전기차를 타고 충고사 까지 하산..그리고 다시 배낭을 메고 출발지까지의 20여분

숙소로 귀환한 시각은 오후 5시경

 

 

숙소에서 기다리던 태준군은 맛있는 김치찌개를  끓이고

잠시 침대에서 1시간여 휴식을 취한 후

가쁜한 몸으로 소주 한 병을 가지고 거실로

뽀글 보글 끓는 김치찌개와 하산주 한잔..

장족 식구들과 태준군을 통역삼아, 거브기님과 난 밤이 깊도록 이런저런 이야기로 노변 정담..

고소증상이 있는 황태자님은 아침 10시까지 내쳐 정신 없이 취침

 

내선 코라를 마치고 내려 오기만을 고대 하며

오전 내내 화톳불 옆에 앉아, 장족들의 훈연한 돼지머리를 안주 삼아, 가지고 간 진로소주와 장족 고유의 술을 바꾸어 먹으며 일행을 기다리다, 점심때쯤 하산한 일행과 간단한 식사 후,

 

곧바로 간밤 내린 눈이 살짝 쌓여 있는 길을 가슴 졸여 조수석에는 앉을 엄두가 나지 않은 4,500m 고개를 구비구비 돌아 르와를 거쳐 따오청으로

 

 

저녁식사 후 따오청 시내 구경조, 휴식조, 온천조로 나뉘고

20여분 택시를 타고 간 온천(10위안)

1평 남짓한 공간에 욕조에는 2인이 사용

뜨거운 물이 콸콸..받아 놓은 욕조 내에서 비누, 샴푸를 한 후 물 을 빼고, 다시 물을 받으면서 몸을 씻는 방법으로 온천을 한다.

개운, 상쾌한 기분으로 숙소로 귀환, 푸욱 자고